
△ 차원 페로브스카이트 내에서 형성되는 엑시톤-폴라론 동역학을 초고속 분광법으로 추적하는 모식도
엑시톤과 엑시톤–폴라론이 서로 오가는 초고속 전환 과정 정량 분석
소재·제조공정에 따른 에너지 손실 차이 밝혀… Cell Reports Physical Science 게재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부총장 양지운) 반도체물리학부 이광진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건축사회환경공학부 노준홍 교수 연구팀, IBS 분자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Center for Molecular Spectroscopy and Dynamics, 단장 조민행)과 공동으로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에서 빛에 의해 생성된 에너지가 서로 다른 준입자 상태로 전환되는 초고속 과정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빛 흡수와 발광 특성이 우수해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LED), 광검출기 등 차세대 광전자소자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무기 반도체층 사이에 유기 분자층이 삽입된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는 기존 3차원 구조보다 수분과 열, 빛에 대한 안정성이 높다.
이 물질이 빛을 흡수하면 전자와 정공이 결합한 ‘엑시톤(exciton)’이 형성되며, 엑시톤은 결정격자와 상호작용하면서 격자 구조를 변형시켜 ‘엑시톤–폴라론(exciton-polaron)’ 상태로 변화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반도체 내부의 에너지 이동과 발광 효율, 에너지 손실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지만, 빛을 받은 직후 두 상태가 얼마나 생성되고 어떤 속도로 전환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펨토초 순간흡수 분광법을 이용해 단일 무기층 구조의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인 (BA)₂PbI₄와 (PEA)₂PbI₄를 분석했다. 펨토초는 1,000조분의 1초로, 이 기법을 통해 빛 조사 직후 물질 내부에서 발생하는 초고속 변화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빛을 조사한 직후 자유 엑시톤과 엑시톤–폴라론이 동시에 형성되며, 두 상태가 한 방향으로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 피코초 동안 서로 전환되면서 동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상태가 서로 다른 에너지 영역에서 나타내는 신호를 분리해 관찰하고, 속도방정식 모델을 통해 생성·전환·소멸 과정을 정량적으로 재현했다.
특히 엑시톤–폴라론 결합에너지는 BA 기반 물질에서 약 50∼65 meV, PEA 기반 물질에서 약 37∼39 meV로 나타났다. 이는 상온의 열에너지보다 큰 수준으로, 엑시톤–폴라론이 상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BA 기반 물질에서는 엑시톤과 결정격자의 상호작용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박막 제조공정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노준홍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SICC 저온 주조법으로 제작한 박막에서는 기존 열처리 기반 박막보다 엑시톤 간 오제(Auger) 소멸과 고온 포논 병목 현상이 감소했다. 이는 제조공정을 통해 박막의 결함과 구조적 불균일성을 줄이고, 빛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손실되는 경로를 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에서 엑시톤–폴라론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유 엑시톤과 엑시톤–폴라론을 구분해 두 상태 사이의 양방향 전환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유기 분자의 종류와 박막 제조공정에 따라 엑시톤–격자 상호작용과 에너지 손실 과정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해, 소재 설계와 제조공정을 통한 반도체 내부 에너지 흐름 제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발광다이오드 등 광전자소자의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광소자에서는 비복사 소멸과 오제 손실을 줄이고, 태양전지에서는 엑시톤의 이동과 분리 경로를 최적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광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초고속 분광 분석법과 동역학 모델이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뿐 아니라 양자점, 유기반도체, 전이금속 칼코게나이드 등 강한 엑시톤–격자 상호작용을 갖는 다양한 반도체 소재의 광물리 현상을 분석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학교 IBS 분자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CMSD)의 Anirban Mondal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반도체물리학부 이광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해 초고속 분광학 실험과 분석을 주도했다. 고려대학교 노준홍 교수팀은 시료 제작을 맡았고, IBS CMSD 조민행 단장은 교신저자로 연구를 공동 지도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Cell Reports Physical Science’(IF 6.9, JCR 9.4%)에 지난 7월 15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Ultrafast exciton-polaron dynamics in 2D Ruddlesden-Popper lead-halide perovskites’이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연구비와 IBS CMSD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IBS-R023-D1).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대외교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