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밀로이드를 담지한 미세액적의 수분 추출 제어 전략 개념도
수분 추출 반응 제어로 미세액적 유지시간을 1시간에서 30일까지 조절
장기 응집 동역학 분석과 아밀로이드 클러스터 제작을 하나의 미세액적 플랫폼으로 구현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부총장 양지운) 생명정보공학과 이규도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 의공학부 박인수 교수 연구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국가영장류센터 이영전 박사 연구팀 등 국내외 공동연구진과 함께 미세액적의 수분 추출 반응을 조절해 아밀로이드 응집을 장기간 관찰하고, 단시간에 고밀도 아밀로이드 클러스터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학교 생명정보공학과 정다연·노석범 대학원생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성중배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고려대학교 이규도 교수와 연세대학교 박인수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영전 박사가 교신저자로 연구를 공동 지도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IF 13.9, JCR 상위 8.2%)에 2026년 8월 게재됐다. 논문명은 ‘Long-term amyloid aggregation kinetic assay and rapid amyloid clustering enabled by programmable microdroplet water extraction’이다.
아밀로이드(amyloid)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응집해 형성되는 구조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여러 퇴행성 신경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밀로이드 형성 과정은 온도와 단백질 농도, 반응 부피 등의 영향을 받으며, 동일한 조건에서도 응집이 시작되는 시점과 진행 속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확률적 특성을 보인다.
미세액적 기반 분석은 다수의 독립된 반응 공간에서 이러한 차이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장기간 배양하는 과정에서 액적 내부의 물이 외부로 빠져나가면 액적의 부피와 단백질 농도가 변화해 장시간 응집 동역학을 정확히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수분 추출을 단순히 억제해야 할 현상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실험 변수로 전환했다.
수분 추출을 억제한 조건에서는 미세액적의 크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60℃에서 최대 30일 동안 아밀로이드 응집 동역학을 추적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액적의 크기와 단백질 농도에 따른 응집 특성을 비교했으며, 동일한 조건의 개별 액적에서도 응집 속도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확률적 특성을 확인했다.
반대로 수분 추출을 촉진한 경우에는 액적 내부의 단백질과 아밀로이드 구조가 빠르게 농축되면서 1시간 이내에 미세액적 유래 아밀로이드 클러스터(Microdroplet-Derived Amyloid Cluster, MDAC)가 형성됐다.
연구팀은 액적 내부에서 형성된 아밀로이드 섬유의 정도에 따라 최종 MDAC의 크기와 표면 형태가 달라지는 것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하나의 미세액적 시스템에서 수분 추출 조건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장기 응집 분석과 고밀도 아밀로이드 클러스터 제작을 각각 구현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아울러 모델 단백질인 HEWL을 비롯해 타우(tau) 단백질 유래 AcPHF6와 K18, 알츠하이머병 관련 Aβ42에도 해당 플랫폼을 적용해 다양한 아밀로이드 단백질에 대한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AcPHF6 MDAC을 이용한 분해 실험에서는 분산된 벌크 아밀로이드 섬유와 고밀도 클러스터 형태의 MDAC이 동일한 물질에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MDAC이 향후 아밀로이드 분해 후보물질의 특성을 평가하는 실험 모델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신경세포 실험과 비인간 영장류를 이용한 예비 연구를 통해 MDAC의 후속 생물학적 분석 활용 가능성도 살펴봤다. 비인간 영장류 연구는 단일 개체를 대상으로 한 탐색적 실험으로 진행됐으며, 연구팀은 향후 추가적인 생물학적 반복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미세액적 실험에서 장기 관찰을 어렵게 하는 기술적 한계로 여겨졌던 수분 추출 반응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기능으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수분 추출 반응을 억제할 경우 장기간 아밀로이드 응집 과정을 분석할 수 있고, 반대로 이를 촉진하면 같은 플랫폼에서 단시간 내 고밀도 아밀로이드 클러스터를 제작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미세액적 연구가 주로 단기간의 반응 관찰이나 특정 구조의 제작에 각각 활용된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아밀로이드 응집 동역학의 장기 분석과 최종 클러스터 형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계했다.
개발된 플랫폼은 향후 아밀로이드의 핵생성 및 성장 메커니즘 분석을 비롯해 질환 관련 아밀로이드 클러스터 제작, 응집 억제·분해 후보물질 평가, 세포 및 동물 기반 후속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보건복지부, 한국원자력의학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및 교육부·강원 RISE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대외교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