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t-ON 작용 메커니즘과 이에 관한 응용 개념도
DNA가 원하는 구조로 모일 때만 선택적으로 결합… 옥사닌 기반 가교 기술 구현
외부 촉매·광에너지 없이 DNA 나노구조 안정성 향상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부총장 양지운) 생명정보공학과 백승필 교수 연구팀이 DNA가 원하는 구조로 조립된 이후 특정 위치에서만 선택적으로 공유결합을 형성해 구조를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는 새로운 DNA 나노구조 가교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생명정보공학과 이재언·장의경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백승필 교수가 교신저자로 연구를 지도했다.
DNA는 염기서열에 따라 서로 결합하며 원하는 형태로 스스로 조립되는 특성이 있어 다양한 나노구조와 분자장치를 만드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DNA 가닥 사이의 결합은 기본적으로 가역적이기 때문에 온도 변화나 변성 조건, 생체 환경 등에 노출되면 이미 만들어진 구조가 다시 풀릴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효소나 외부 촉매, 빛에너지를 이용해 DNA 사이에 공유결합을 형성하는 방법이 사용돼 왔지만, 복잡한 DNA 나노구조에서는 반응 위치에 접근하기 어렵거나 별도의 시약과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NA 염기 유도체인 옥사닌(Oxanine, Oxa)과 아민기를 각각 DNA 가닥에 도입하고, DNA가 목표 구조로 조립되면서 두 반응기가 가까워질 때만 선택적으로 공유결합이 형성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이를 ‘assembly-triggered Oxa–amine(At-ON) linkage’로 명명했다. 이 방식은 별도의 외부 시약이나 광에너지 없이도 DNA 자가조립 과정 자체가 결합 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 At-ON linkage는 이중가닥(duplex), Y자형(Y-shape), T-motif 등 서로 다른 DNA 나노구조에서 안정적으로 형성됐다. 이중가닥 구조에서는 최대 87%의 가교 효율을 보였으며, Y자형 구조에서도 각각 67%와 55%의 가교 효율을 확인했다.
특히 DNA가 서로 결합해 반응기가 가까워진 경우 옥사닌과 아민기의 반응성이 단량체 수준의 반응보다 약 1만4천 배 높은 유효 몰농도를 나타냈다. 이는 DNA 구조가 형성되는 과정 자체가 두 반응기의 결합을 효과적으로 유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또한 하나의 DNA 가닥에 서로 대응되는 옥사닌과 아민기를 함께 배치하는 ‘coupling-pair-on-a-strand’ 설계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하나의 DNA 가닥이 새로운 가닥을 끌어들이면 다음 공유결합이 연속적으로 형성되는 ‘chain-ligation’을 구현했으며, 최대 4개의 T-motif tile이 연결되는 구조 확장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DBCO–azide 기반 클릭 화학 방식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연속적인 DNA 구조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새롭게 개발한 가교 기술은 DNA 나노구조의 안정성도 크게 높였다. 외부 inhibitor를 동일한 양으로 처리한 결과, At-ON linkage가 형성된 T-motif 구조는 초기 구조의 81.2%를 유지한 반면 일반적인 비가교 T-motif 구조는 19.2%만 유지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옥사닌의 화학적 반응성을 단순히 DNA를 연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DNA의 자가조립 자체를 반응의 ‘스위치’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즉 DNA가 원하는 구조로 정확히 조립돼 반응기들이 가까워졌을 때만 공유결합이 형성되도록 설계해 불필요한 부반응을 줄일 수 있다.
백승필 교수는 “옥사닌과 아민기의 근접성 기반 반응과 DNA 자가조립 과정을 연결해 원하는 위치에서 선택적으로 공유결합을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며 “하나의 DNA 가닥에 대응되는 반응기를 함께 배치함으로써 고차원 DNA 구조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향후 DNA origami 구조의 안정화, DNA hydrogel 강화, DNA–nanoparticle assembly, catenane·rotaxane과 같은 복잡한 DNA 구조의 안정화 등 다양한 DNA 나노기술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성과는 분자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IF 15.0, Biochemistry & Molecular Biology 분야 상위 4%)에 2026년 6월 최종 출판됐다. 논문명은 ‘Stable and programmable formation of DNA nanostructures via inter-strand crosslinking by assembly-triggered oxanine and amine linkage’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 지원 과제(NRF-2021R1A5A8032895, NRF-2021R1A2C2011564)와 고려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대외교류팀